저온 유통 ‘화이자 코로나 백신’ 상자, 드라이아이스에 꽁꽁 

저온 유통 ‘화이자 코로나 백신’ 상자, 드라이아이스에 꽁꽁 

백신 담긴 종이상자가 스티로폼 용기에 붙어…온도는 유지돼 변질 우려 낮아

기사승인 2021-02-03 17:39:42 업데이트 2021-02-09 17:51:57
1일 국립중앙의료원 관계자들이 백신 초기 접종이 진행되는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 공개했다. 박효상 기자



[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코로나19 백신 유통에서 핵심은 ‘콜드체인’(냉장유통) 유지다. 특히 이달 중순부터 수입이 시작될 화이자 제품은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으로, 온도를 영하 60∼영하 90도로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드라이아이스’ 사용이 불가피하다. 3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접종센터에서 진행된 백신접종 모의훈련에서는 이 드라이아이스 때문에 웃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백신이 담긴 종이상자가 이동형 상자 내부에 붙어버린 것. 

이날 공개된 모의훈련은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확보한 화이자 백신 수만명 분이 국내로 들어올 경우를 대비해 대응 역량 등을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백신 모형을 가지고 ▲공항 내 단계 ▲운송 단계 ▲물류창고 보관 단계 ▲접종센터 운송·보관 단계 등 총 4단계로 진행했다.

경기 평택시 소재 물류센터에서 ‘코비드-19 백신 수송 차량’이라고 적인 1t 화물차에 실려 온 백신 모형은 이날 오후 2시께 접종센터로 수송됐다. 백신 수송차량 앞뒤로는 방호와 경비를 맡은 순찰차, 군사경찰과 경찰특공대 차량이 들어서 센터 C동과 D동 사이에 정차했다.

백신 수송차량이 접종센터 앞에 멈추자 한 사람이 차량 화물칸에서 가로·세로·높이가 각 60㎝ 정도로 보이는 검은 상자를 들고 내렸다. 이 사람은 체온 측정 후 냉동고가 있는 D동 건물로 이동했다. 건물 안에는 가운을 입은 의료진 두 명이 대기하고 있었다. 

이들은 책상 위에 올려진 상자를 개봉하고 ‘-75℃’라고 표시된 흰색 온도계를 확인한 후 ‘백신보관 및 위급일자’ 서류를 작성했다. 도착 일시와 수량(5㎖ 백신 390병), 인수자, 백신 보관 용기 온도, 백신 제조번호, 백신 유효기한 등을 적었다. 

상자 안에는 검정색 스티로폼 용기와 백신이 있는 종이상자, 온도를 유지하는 드라이아이스가 있었다. 의료진이 종이상자를 밖으로 꺼내려고 하자 상자가 얼어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긴 자를 가지고 주변부를 떼어 꺼내보려고 했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상자 뚜껑은 열려있는 상태였으나 온도계 상 온도는 영하 75℃ 이하로 유지되고 있었다. 

의료진 한 명은 “앞서선 괜찮았는데?”라고 말하며 종이상제를 떼어 내려는 시도를 이어갔다. 

훈련 현장에 나와 있던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실제로는 창고에서 꺼내서 드라이아이스를 부은 후 바로 와야 하는데 미리 만들어두어서 얼어붙은 것 같다”고 설명한 뒤 검은색 용기의 뚜껑을 닫고 잠시 취재진을 센터 밖으로 내보냈다. 


1일 국립중앙의료원 관계자들이 백신 초기 접종이 진행되는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 공개했다. 박효상 기자


5분 뒤 취재진이 센터에 재입장했을 때는 종이상자가 나와 있었다. 그 안에는 ‘화이자-바이오엔텍 코비드-19 백신’이라고 적혀 있고 가로·세로가 각 25㎝, 높이가 3㎝ 정도로 보이는 흰색 상자가 있었다. 의료진은 냉동고 전용 장갑과 고글 낀 후 두 개의 상자를 꺼내서 초저온 냉동고에 넣었다. 질병청 관계자는 “이 흰색 상자는 화이자의 백신 상자와 비슷하게 만든 것으로, 실제 상자에는 5㎖짜리 백신이 195개 들어있다. 이번 훈련에서는 두 개 상자를 합해서 390병을 수송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냉동고 외부에 붙어있는 모니터에는 현재 내부 온도가 영하 72.8℃로 표시돼 있었으며, 냉동고 문에는 ‘화이자 백신 보관 냉동고 온도관리기록부(2021년 2월)’라고 적혀 있고 일별로 오전 9시와 오후 5시에 온도를 기록하도록 되어 있는 종이가 붙어있었다.

질병청 관계자는 이날 상황에 대해 “상자가 열려 있어도 온도가 유지되고 있었기 때문에 백신에 문제는 없다”면서도 “상자가 (붙어서) 안 나온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다. 모의훈련임을 감안해 달라”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실제로 수송할 땐 오늘(모의훈련에 쓴)과 똑같이 포장하진 않는다. 겉 상자는 확실히 다르고 안에 포장재는 같은 거는 동일하게 사용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이번에 나타난 문제점을 보완해, 실제에서는 차질이 없게 준비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실제로는 평택 냉동창고에서 수송을 시작할 때 드라이아이스를 바로 채워 포장해서 온다”며 “화이자와 개별 계약한 물량은 가능하면 공항에서 들여와 접종 장소까지 가고, 배정 순서 등 변동 있으면 일부는 냉동창고에서 보관하려고 한다. 코백스를 통해 오는 물량은 모두 평택 냉동창고로 갔다가 접종 장소로 이동한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날 모의훈련은 오전 10시 화이자 백신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는 상황에서부터 단계를 밟아 갔다. 정오께는 인천공항에서 경기 평택시 소재의 물류센터로 백신 모형 수송을 시작했다.

suin92710@kukinews.com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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