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규상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교수 연구팀과 하정미 한양대학교 약학대학 교수 연구팀은 만성콩팥병의 새로운 치료 표적으로 JNK3(c-Jun N-terminal Kinase 3)를 규명하고, 이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치료 전략의 가능성을 동물모델에서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만성콩팥병은 사구체 손상과 신장 섬유화가 진행되면서 신장 기능이 비가역적으로 떨어지는 질환이다. 기존 치료는 질환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 이미 진행 중인 섬유화를 직접 억제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신장에서 혈액을 여과하는 사구체를 구성하는 세포인 족세포의 손상 기전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JNK 신호가 관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어 만성콩팥병 환자와 신장질환 동물모델을 분석한 결과 JNK3 발현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JNK3는 그동안 신경계 조직에서 주로 발현되는 단백질로 알려졌다. 연구팀에 따르면 JNK3와 신장질환의 연관성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상 신장에서는 JNK3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지만 병적인 환경에서는 발현량이 증가했다. 증가한 JNK3는 신장 손상과 섬유화를 촉진하는 ‘형질전환성장인자 베타(TGF-β)’의 작용을 증폭시키는 조절인자로 기능했다.
한양대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JNK3만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억제제 후보물질을 개발했다. 여러 종류의 JNK 단백질을 동시에 억제하는 방식과 달리 JNK3만을 표적으로 삼아 간독성 등 부작용을 줄이면서 치료 효과를 높이려는 전략이다.
연구팀이 후보물질을 신장질환 동물모델에 투여한 결과 단백뇨가 감소하고 사구체 손상과 신장 섬유화가 완화됐다. 연구진은 JNK3 억제가 만성콩팥병의 진행을 늦추는 새로운 치료 전략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준 결과라고 평가했다. 다만 사람에게 적용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안전성·유효성 검증과 임상시험이 필요하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신장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Society of Nephrology)와 의약화학저널(Journal of Medicinal Chemistry), 유럽의약화학저널(European Journal of Medicinal Chemistry) 등에 게재됐다.
박규상 교수는 “기초적인 질병 기전 연구에서 출발해 실제 치료 가능성까지 연결한 연구”라며 “서로 다른 전문 분야 연구자의 협력을 바탕으로 신장질환의 병태생리에 근거한 치료 기술 개발의 선례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찬종 기자 hustlelee@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