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 혈압 두 번 재보니…‘혈압 차이’ 큰 사람 심장병 위험 높았다

진료실 혈압 두 번 재보니…‘혈압 차이’ 큰 사람 심장병 위험 높았다

기사승인 2026-07-20 11:22:35
(사진 왼쪽부터)진인태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 허석재 연세의대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교수, 배성아 연세대학교 용인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 용인세브란스병원 제공
(사진 왼쪽부터)진인태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 허석재 연세의대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교수, 배성아 연세대학교 용인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 용인세브란스병원 제공
병원에서 짧은 간격으로 연달아 측정한 혈압의 차이가 클수록 향후 고혈압과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혈압 진단을 받지 않은 사람도 진료실에서 측정한 혈압 변화만으로 고위험군을 조기에 선별할 수 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배성아 연세대학교 용인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자료를 활용해 고혈압과 심혈관질환 병력이 없는 성인 41만6922명을 약 16년간 추적 분석한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진인태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와 허석재 연세의대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교수가 공동 제1저자로, 배성아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진료실에서는 일반적으로 혈압을 두 차례 이상 연속 측정해 평균값을 활용한다. 그러나 연구팀은 평균 혈압이 아니라 두 차례 측정한 수축기 혈압의 차이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5분간 안정을 취한 뒤 1분 이상 간격을 두고 측정한 수축기 혈압 차이를 △3㎜Hg 이하 △4~6㎜Hg △7~11㎜Hg △12㎜Hg 이상 등 네 그룹으로 나눠 사망과 고혈압, 심근경색, 뇌졸중, 심부전 발생 위험을 비교했다.

분석 결과 혈압 차이가 가장 큰 집단은 가장 작은 집단보다 사망과 심근경색, 심부전 발생 위험이 약 7% 높았다. 뇌졸중 위험은 약 9%, 새롭게 고혈압을 진단받을 위험은 약 19%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나이와 성별, 흡연 여부, 체질량지수, 기저 혈압 등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을 보정한 이후에도 유지됐다.

하위군 분석에서는 65세 미만에서는 사망과 뇌졸중 위험이, 흡연자에서는 사망 위험과의 연관성이 상대적으로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또 혈압 수치 자체가 높지 않은 사람도 두 차례 측정한 혈압 차이가 크면 심혈관질환과 사망 위험이 함께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진료실 혈압 차이를 심혈관 위험 평가에 반영하면 아직 고혈압으로 진단되지 않은 단계에서도 고위험군을 조기에 찾아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진인태 교수와 허석재 교수는 “혈압의 평균값뿐 아니라 한 번의 짧은 진료 시간 안에서 나타나는 혈압 차이도 독립적인 위험 신호가 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추가 장비나 비용 없이 진료실에서 얻을 수 있는 단순한 정보가 장기적인 건강과 연관된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배성아 교수는 “고혈압 진단 기준에 미치지 않는 사람이라도 진료 시 혈압 차이가 크다면 더 자주 혈압을 측정하고 조기에 관리해야 한다는 근거를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관찰연구인 만큼 인과관계를 단정할 수 없고, 병원 밖에서 측정한 혈압 자료가 포함되지 않아 일시적인 요인의 영향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찬종 기자 hustlelee@kukinews.com
이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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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