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의원서 건강관리·돌봄 연계까지…‘한국형 일차의료’ 시범사업 공모

동네 의원서 건강관리·돌봄 연계까지…‘한국형 일차의료’ 시범사업 공모

사업 참여 의료기관 100곳 모집
유사 사업 참여 환자 중복 등록 불가
‘통합수가제’ ‘행위별수가제’ 중 하나 선택

기사승인 2026-07-08 12:00:03
보건복지부 전경. 박효상 기자
보건복지부 전경. 박효상 기자
동네 의원에서 질병 치료뿐 아니라 예방, 건강관리, 돌봄 연계까지 받을 수 있는 ‘한국형 일차의료 모델’ 구축이 본격화된다.

보건복지부는 오는 9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지역사회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 참여기관을 공개 모집한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시범사업은 초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에 대응해 치료 중심의 의료체계를 예방·관리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지역 주민이 가까운 동네 의원에서 지속적으로 건강 상태를 관리받고, 필요한 경우 방문진료·방문간호, 전문 의료기관 의뢰, 지역사회 돌봄 자원 연계까지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복지부는 지역 주민이 평소 이용하는 의원을 중심으로 다학제팀 기반의 포괄적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범사업을 시작하고 참여 의료기관 100곳을 모집한다. 우선 대상은 통합적 건강관리 수요가 높은 50세 이상 지역 주민이다. 참여 환자는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일차의료기관을 선택해 자율적으로 등록할 수 있다.

참여기관은 정당한 사유 없이 등록 요청을 거부할 수 없으며, 기관별 등록 환자 수는 최대 1000명으로 제한된다. 다만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치매관리 주치의, 장애인 건강·치과 주치의, 일차의료 방문진료 수가 시범사업,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등 유사 사업에 이미 참여 중인 환자는 중복 등록할 수 없다.

참여 환자는 ‘나의건강기록앱’을 설치·가입해야 한다. 정부는 건강정보고속도로와 연계해 여러 의료기관에 흩어져 있는 진단·처방, 검사, 수술·처치, 알레르기 정보 등을 본인 동의 아래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시범사업 참여 의원은 환자의 건강 상태와 생활환경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뒤 맞춤형 건강관리 계획을 수립한다. 이후 질환 관리, 약물 관리, 건강검진 결과 상담, 예방접종 안내, 생활습관 개선 교육·상담, 의료이용 상담 등을 제공한다. 필요하면 전문 단과의원이나 종합병원으로 의뢰하고, 지역사회 돌봄 자원과도 연계한다.

사업 참여 방식은 크게 단독모형과 협력모형으로 나뉜다. 단독모형은 의원이 자체적으로 다학제 팀을 구성해 사업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의사 2명과 전담 간호사 1명, 간호사·영양사·물리치료사·작업치료사·사회복지사 등 그 외 인력 1명을 포함해 총 4명 이상의 팀을 갖춰야 한다. 사업 시행 후 3개월 이내인 올해 12월까지 인력 구성을 완료하는 것도 가능하다.

협력모형은 개별 의원이 다학제팀을 직접 꾸리기 어려운 경우를 고려한 방식이다. 지역 내 의원 약 10곳이 거점지원기관과 협력체계를 구축해 참여한다. 협력모형에는 최소 5개 이상의 일차의료기관이 포함돼야 한다. 거점지원기관은 포괄 2차 종합병원, 지방의료원, 보건소·보건의료원, 의원 등이 맡을 수 있다. 의사 1명과 전담 간호사 1명, 그 외 전담 인력 1명 등 3명 이상의 다학제팀을 구성해야 한다.

거점지원기관은 참여 의원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다학제팀 기반 교육·상담, 사례회의, 방문진료·방문간호 지원, 돌봄자원 연계, 참여 의원의 진료 의뢰에 대한 우선 대응 등을 수행한다. 복지부는 지역 여건에 따라 포괄 2차 종합병원 연계형, 지자체 중심형, 공공의료체계 중심형, 의원 연합형 등 다양한 협력모형을 허용할 방침이다.

참여기관은 환자별 포괄 평가와 관리계획 수립을 연 1회 이상 해야 한다. 또 6개월 간격으로 교육·상담, 비대면 관리 등 환자 관리를 1회 이상 제공해야 한다. 포괄 평가와 관리계획 수립 이후 6개월 이상 추가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으면 해당 환자에 대한 수가 청구가 제한될 수 있다.

보상체계도 새롭게 설계된다. 참여 의원은 진찰·검사·처치 등 기존 진료서비스 보상 방식으로 ‘통합수가제’와 현행 ‘행위별수가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통합수가제는 환자의 건강 상태와 예상 의료비 수준을 반영한 ‘HCC 위험도’에 따라 보상하는 방식이다. HCC는 환자의 나이, 성별, 진단명 등을 바탕으로 연간 의료비 발생 규모를 예측하는 위험조정 모델이다.

환자군은 예측 의료비 수준에 따라 4개 분위로 나뉜다. 통합수가제를 선택한 의원에는 수가체계 전환을 지원하기 위해 일차의료서비스 보상에 30% 가산이 적용된다. 다만 등록 환자는 의료기관이 어떤 보상 방식을 선택하더라도 기존 행위별수가 기준의 본인부담금을 내며, 시범사업 참여에 따른 추가 본인부담은 없다.

정부는 일차의료서비스 보상과 별도로 다학제팀 구성·운영을 위한 운영지원 보상도 지급한다. 단독모형 일차의료기관에는 기관별 3000만원, 협력모형 거점지원기관에는 1억5000만원이 지원된다. 성과평가 결과에 따라 통합수가제를 선택한 기관은 일차의료서비스 보상과 운영지원 보상 합계의 최대 20%, 행위별수가제를 선택한 기관은 최대 10% 이내에서 성과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성과평가는 등록 유지 환자 비율, 일차의료서비스 제공 수준, 등록 환자의 타 의원 이용 현황, 고혈압·당뇨·이상지질혈증 등 주요 만성질환 관리 성과, 건강생활 실천 지원, 건강검진·예방접종 관리 성과, 환자 경험 등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야간·휴일 긴급 상담 대응과 등록 환자의 의료비 절감 여부 등은 가산점 항목으로 검토된다.

참여를 원하는 의료기관은 다음 달 5일 오후 6시까지 참여 신청서, 이행계획서, 이행약정서 등을 관할 시·군·구에 제출하면 된다. 복지부는 이행계획서와 의료기관의 일차의료서비스 제공 역량, 다학제팀 운영 방안, 지역별 적정 분포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참여기관을 예비 지정한다. 이후 세부 협의를 거쳐 의원 100곳을 최종 선정하고, 이르면 오는 9월부터 약 3년간 시범사업을 시행할 예정이다. 선정 결과는 8월 중 해당 의료기관에 개별 통보된다.

고형우 복지부 필수의료지원관은 “이번 시범사업은 질병 치료 중심의 의료에서 예방과 관리 중심의 일차의료체계로 전환하기 위한 중요한 출발점”이라며 “지역 주민들이 가까운 동네 의원에서 보다 포괄적이고 지속적인 건강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한국형 일차의료 모델을 성공적으로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