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차의료 살리기’ 나선 정부에…의협 “장기 의료계획부터 세워야”

‘일차의료 살리기’ 나선 정부에…의협 “장기 의료계획부터 세워야”

단편적 정책 비판 목소리
보건의료 정책 전담 조직·보건의료수석 신설 요구

기사승인 2026-07-10 12:52:46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찬종 기자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찬종 기자
정부가 의원급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한 일차의료 강화에 나선 가운데 의료계는 정책의 지속성과 장기적인 보건의료 계획 마련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책이 단절되면서 의료전달체계와 필수의료 문제가 반복된 만큼 개별 시범사업보다 국가 차원의 중장기 로드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정부는 의료전달체계 개편의 핵심 축으로 일차의료 기능 강화를 내세우며 관련 정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8일 ‘지역사회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 계획안을 공개했다. 시범사업은 지역 의원을 주민의 건강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주치의 역할의 중심축으로 육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만성질환 예방과 관리, 건강증진 서비스를 강화하고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과 연계해 경증환자는 지역에서, 중증환자는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하는 의료전달체계를 구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는 의원급 의료기관이 지역 주민의 첫 진료 창구이자 건강관리의 중심 역할을 맡으면 대형병원 쏠림을 완화하고 지역의료 기능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역시 이러한 일차의료 기반이 뒷받침돼야 효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이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은 10일 대한의사협회 종합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의 일차의료 정책과 관련한 질문에 “그동안 보건의료 정책은 정권이나 부처가 바뀔 때마다 단절됐다”며 “현안이 불거질 때마다 땜질식 처방과 미봉책으로 대응해 온 결과 의료전달체계가 왜곡됐고 수도권 쏠림과 필수의료 공백 같은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누적됐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의료전달체계와 의료인력, 재정 문제를 각각 따로 접근해서는 현재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정권 교체나 현안에 따라 개별 정책을 내놓는 방식에서 벗어나 국가 차원의 중장기 계획 아래 의료정책 전반을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의료전달체계와 의료인력, 재정, 미래 의료를 하나의 틀에 담은 국가 의료계획을 세워야 한다”며 “우리나라에는 5년, 10년 단위의 장기 의료계획이 사실상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권이 바뀌면 정책도 함께 바뀌는 구조에서는 지속 가능한 의료체계를 만들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 회장은 장기 계획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정책을 총괄하는 거버넌스 개편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보건의료 정책이 복지 중심 체계 안에서 추진되면서 의료 분야의 중장기 전략을 일관되게 수립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설명이다.

그는 현재 보건의료 정책이 복지 정책의 일부로 다뤄지고 있다고 진단하며 장기적인 정책을 전담할 조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보건의료수석 신설과 대통령 직속 미래의정위원회 설치를 제안했다.

김 회장은 “전문가 단체와 충분히 논의하지 않은 채 정책이 추진되면서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지 못하는 경우가 반복됐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건의료 정책을 수립하고 정권이 바뀌더라도 일관성 있게 이어갈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찬종 기자 hustlele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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